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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메일 쓰는 법 본문
이메일은 업무 중 가장 주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이메일을 잘 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 넘어가도록 하자.
제목란은 대화창이 아니다.
제목은 본문 첫 마디이거나 수신인과의 대화의 일부가 아니다. 본문에서 논의하고자 하는 주제를 아울러 요약한 것이어야 하고, 제목만 읽어도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 메일 쓰레드인지 알 수 있어야 한다. 싱거운 시작이지만 100명과 메일을 주고 받으면 이걸 아는 사람은 10명이 채 되지 않는다. 편의상 내가 티스토리라는 회사의 소속이고 당시 함께 일하던 온라인 에이전시를 다음이라고 할 때, 다음의 차장은 모든 메일의 제목을 [다음 입니다.]로 보내오는 사람이었다. 우리가 다음과 한가지 일만 진행시키는게 아니였고 온라인 프로모션 이야기도 하고 있고 공식 블로그 오픈 얘기도 하고 있고 전체 집행계산 이야기도 하고 있는데, 무슨 메일만 보냈다 하면 제목은 [다음입니다.] 였다. RE도 지우지 않아야 오리지널 메일과 답장 메일을 구분 할 수 있는데 RE도 다 없애 버려서 내 메일함은 [다음 입니다.]의 물결이었다. 프리랜서에게 외주를 줬을 때 흔히 볼 수 있는 [다음 입니다.]의 유사 실수로 [김사장입니다.], [부대리님 저 아무개입니다.]와 같은 제목을 꼽을 수 있는데, 올바른 메일함의 모습은 아래와 같다.
[티스토리] 온라인 프로모션 진행 상황
RE: [티스토리] 온라인 프로모션 진행 상황
[티스토리] 공식 블로그 컨텐츠 구성 제안
RE: [티스토리] 공식 블로그 컨텐츠 구성 제안
[티스토리] 온라인 프로모션 제안안
RE: [티스토리] 온라인 프로모션 예산안
참조 수신인을 넣는 것은 노출증이 있어서가 아니다.
참조를 넣는 데에는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다. 이 업무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함께 확인해야 하는 팀원(= 보고를 해야 하는 상사)이 있다는게 첫번째고, 참조 넣어봤자 정작 일은 내가 다 하겠지만 나중에 무언가 틀어졌을 때 나혼자 뒤집어쓰지 않겠다는 책임 분담이 둘째다. 오고 가는 내용을 보면서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고 느꼈으면 치고 나와 문제 제기를 했어야 하는데,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고 그저 새 메일이 쌓여가나보다 하고 있었다면 그것은 참조 수신인들의 실수이기 때문이다. 전체 회신을 눌어야 보낸 사람이 참조한 사람들이 모두 포함되어 나의 회신 메일을 읽을 수 있다. 매번 단순 회신을 눌러 답장하는 사람과 메일을 주고 받으면 메일을 쓸 때마다 참조를 새로 넣어야 하고, 첨부 파일의 경우 받아도 나만 받았을 것이니 팀원들에게 파일 포워딩을 별도로 또 해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 사람을 성가시게 하지 말아야 한다.
표준을 지키는 것은 언제나 중요하다.
특정 프로그램과 폰트가 수신인의 PC에 깔려있을 거라고 전제하지 말고, 가장 기본적인 것만 사용하고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보내는것이 좋다. 내가 보낸 메일을 탄자니아의 아무개가 받아도 그 의미는 이해하지 못할지언정 보이기는 내가 보낸 그대로 보이게끔 보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한글이나 훈민정음 같은 걸로 문서를 작성해 보낸다거나, 그 언젠가 예뻐 보여서 깔았지만 내 눈에만 예뻣던 폰트로 써서 보내면 상대방 눈에는 서식이나 줄바꿈이 만든 상태와는 사뭇 다를 것이다. 특정한 폰트를 모종의 이유로 반드시 지지해야겠다면, PDF로 문서를 변환해서 보내는 방법이 있긴 한데, 그렇게까지 해야 할 상황이 얼마나 될까? 그리고 요즘은 첨부된 파일을 굳이 따로 열어보지 않고 미리보기로 내용을 확인할 때가 많은데 MS오피스로 작성된 문서가 아니면 미리보기로 보이지 않는다.
10MB 이상의 파일은 직접 첨부하지 않는다.
회사마다 수신 가능한 첨부 파일의 최대 용량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용량이 크면 일단 보내기,받기를 눌렀을 때 로딩이 생기고 바쁘고 예민할 때에는 그 조차 피곤하다. 각 회사가 이용하는 웹하드에 업로드한 후 아이디와 비번을 알려주어도 되고, 그보다 간단한 것은 포털 메일의 대용량 메일 첨부를 이용하는 것이다. 네이버나 다음에서 [내게 쓰기 -> 파일 첨부 -> 대용량 첨부'로 첨부 방식 변경 -> 보내기 -> 도착한 메일 열고 첨부파일 제목을 복사해 붙여넣기] 하면 100명 이상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요즘은 어떻 포털이나 대용량 파일 첨부 메일 속도가 굉장히 빨라서, 웹하드에 업로드 하는 것과 비슷한 속도로 업로드/다운로드가 가능하다.
회신 메일에도 이메일 서명이 뜨도록 설정한다.
이름과 연락처, 회사 공식 사이트 주소등을 기입한 이메일 서명을 처음 보낸 오리지널 메일에만 보이게 하고 회신 메일에는 뜨지 않도록 설정해 두는 경우가 꽤 있지만, 웬만하면 모든 메일에 보이게 해두는것이 좋다. 메일을 보고 바로 전화를 한다거나 문자를 보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명함이나 연락처 파일을 찾아야 하는 것보다 바로 이메일 서명을 보고 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명함이나 연락망도 사내에 있을 때나 찾을 수 있는 거지, 외근 중에 메일을 확인하고 연락을 해야 할 때도 종종 있으니 자신의 이메일 서명은 언제나 오픈되도록 해놓으면 상대방이 더 편하다.
수백명에게 보낼 때도 한사람에게 보내는 척 한다.
우리 회사와 함께 이런 프로젝트를 해보자고 제안하는 메일이나 보도 메일 등은 동일한 내용의 메일을 말 그대로 수십 수백명에게 보내야 하는데, 가장 좋은 것은 수신인 한명 한명의 이름을 언급하며 첫인사를 띄운 후 메일을 보내는 것이지만 그건 현실적으로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받는 사람 역시 이 제안과 발표를 나에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안다해도, 그 사람에게만 보낸듯이 구는것이 관건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받는 사람을 모두 숨은 참조로 넣어 온갗 회사, 담당자의 메일 주소가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게 첫번째다. 더 중요한 건 두번째, 숨은 참조로 메일을 보낸다 해도 명목상의 수신인은 노출 될 수 밖에 없는데, 이 때 수신인을 본인으로 지정하고 메일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그럼 받는 사람은 본인이 수백명 중에 하나 얻어걸리길 바라는 한명이라는 걸 바로 알게 된다. 본인에게 보내되 메일 주소록에 자신의 주소를 다른 이름으로 하나 저장해 두면 간단하다. 수신인이 모두 각 회사의 마케팅 담당자라면 마케팅 담당자님으로 내 주소를 저장해 두고 보내면 받는 사람 메일함엔 수신인 이름이 마케팅 담당자님으로 뜬다.
메일을 받으면 회신을 한다.
사실 이게 제일 중요하다. 아니 진짜 왜 답을 안하지? 답이 없어서 전화를 하면 '아, 그 메일 봤어요'란 말은 또 왜하지? 봤는데 왜 답을 안하지? 왜 전화를 할 때까지 기다리지? 일방적인 광고성 메일이 아니라 수신인이 분명히본인을 향하고 있는 업무 메일이면 모두 답을 하는게 맞다. 본인이 담당하는 업무가 아니면 적절한 담당자를 찾아 포워딩을 하면 되고, 아예 잘못된 회사에ㅔ 보냈거든 우리 회사는 그런걸 진행하지 않으니 잘못 보낸 것 같다고 한 통 적어 보내주면 된다.
업무 메일 본문은 곧 비지니스 문서
메일 종류에 따라 약간씩 다를 수 있지만 본문을 작성할 때 기본적으로 따라야 하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먼저 수신인을 분명히 밝히고, 인사말과 함께 발신인을 소개한다. 이어질 내용의 핵심을 간단히 요약해 적는다.
2) 메일의 의도와 배경을 밝힌 뒤 핵심 목적과 요청사항을 적으면 자연스러운 흐름이 된다.
3) 중요한 내용을 항목화하여 정리합니다. '내일 오후', '다음주' 등의 상대적인 표현 대신 '1월1일', '오후 3시'와 같은 객관적인 표현을 써서 내용을 분명하게 전달한다.
4) 감사인사와 함께 향후 관계에 대한 기대의 말을 쓰며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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